귀인 이론은 자신이나 타인의 행동이 발생한 원인을 추론하는 이론이다.
본래 귀인은 '어떤 행동의 원인을 어디엔가 귀속시킨다'라는 뜻이다. 우울한 사람들은 실패를 경험할 때 흔히 상황보다는 자신의 성격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오류를 보인다고 한다. 호주의 심리학자 하이더(Friz Heider)가 1958년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하이더는 사람들이 특정 행동이 일어난 원인을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이것을 '귀인 이론'으로 명명하고, 내부 귀인과 외부 귀인으로 분류했다. 내부 귀인은 행동의 원인을 개인의 성격, 동기, 태도 등에서 찾는 것이고, 외부 귀인은 그 원인을 사회규범, 외부 환경, 우연한 기회 등에서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취업 준비에 바쁜 연인이 당신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상황적 귀인은 연인이 헤어지자고 한 이유를 취업을 하지 못한 상황으로 이해하고, 기질적 귀인은 취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고 성격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한다.
내부 요인을 과대평가하고 외부 요인을 과소평가하는 것을 '기본적 귀인 오류'라고 한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사람들에게 외부 요인을 과소평가하는 상황적 귀인보다 내부 요인을 과대평가하는 기질적 귀인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질문자, 도전자, 게임 관찰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심리학자 로스(Lee Ross)의 '기본적 귀인 오류' 실험을 살펴보자. 먼저 질문자들이 문제를 만들어 도전자들에게 질문하도록 했다. 도전자들은 질문에 자주 틀리게 답했고, 관찰자들은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보았다. 문답이 종료된 후 질문자, 도전자, 관찰자들은 질문자와 도전자의 지식수준을 평가했다. 질문자들은 두 집단의 수준을 비슷하게 평가했고, 도전자들과 관찰자들은 질문자의 지식수준이 도전자보다 훨씬 높다고 평가했다. 도전자와 관찰자들은 '상황적 요소'보다 '기질적 요소'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원래 실험 자체가 질문자에게 유리했다는 점보다 도전자가 자주 틀릴 정도의 문제를 출제한 질문자의 명석함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는 '기본적 귀인 오류'에 해당한다.
그레셤의 법칙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며, 가치가 낮은 것이 가치가 높은 것을 몰아내는 현상이다.
가치가 다른 금화와 은화가 동일한 화폐가치로 통용되면 사람들은 가치가 높은 금화는 소장해 두고, 대신 가치가 낮은 은화만 사용하게 된다는 뜻이다. 16세기 영국의 금융가였던 토머스 그레셤(Thomas Gresham)이 엘리자베스 1세에게 올린 편지에서 유래한다. 영국의 왕 헨리 8세는 화폐의 물리적 가치를 낮춤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은 함량을 줄인 은화를 발행하고 남은 은에서 얻은 이익을 재정에 보충하는 방식이었다. 사람들은 순은은 집에 쌓아 둔 채 함량이 낮은 화폐만을 통용했고, 헨리 8세가 죽은 후 그레셤은 엘리자베스 1세에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는 글귀로 이 현상을 설명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여왕도 시장에서 악화를 몰아내지 못했다. 조선 후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화폐 유통이 잘되지 않는 현상인 '전황'이 발생하자 흥선대원군은 당백전을 유통했다. 그런데 당백전의 명목상의 가치는 기존 화폐인 상평통보의 100배였으나 실질 가치는 5~6배에 불과했다. 이렇다 보니 백성들 사이에서 상평통보는 양화, 당백전은 악화로 자리매김했고, 백성들은 상평통보를 숨겨 놓고 당백전만 통용시켜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화폐가치는 하락했고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조선 왕조에 큰 타격을 입혔다. 물건을 사고 돈을 지불할 때 새 돈은 사용하지 않고 헌 돈만 사용해서 시중에 헌 돈만 가득 유통되는 현상이 대표적인 그레셤의 법칙이다. 이 법칙은 '선택 오류'의 일종으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득에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인 나머지 결과적으로 손해를 자초하게 되는 심리적 현상이다. 인터넷에서 질이 좋지 않은 상품을 과대 포장하여 양질의 상품이 설 자리가 좁아진 현상, 불법 다운로드 영화 파일의 범람으로 합법적으로 영화를 보는 관람객이 줄어드는 현상, 사고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보험료가 상승하는 현상처럼 다양한 사회현상을 포함한다.
깨친 유리창 이론은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하면 사회의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인식되어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다.
일상생활에서 경범죄가 발생했을 때 제때 처벌하지 않으면 결국 강력 범죄로 발전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이론이다.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익명성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반사회적이고 이기적인 행위가 창궐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69년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 교수였던 필립 짐바르도는 유리창이 깨지고 번호판도 없는 자동차를 뉴욕의 브롱크스 거리에 방치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사람들은 배터리나 타이어 같은 부품을 훔쳐 가고 더 이상 훔쳐 갈 것이 없자 자동차를 마주 파괴해 버렸다. 자동차의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자 점차 범죄가 확산한 것이다. 1982년 미국의 범죄학자 조지 켈링(George Kelling)과 정치학자 제임스 윌슨(James Wilson)은 이 실험에 착안하여, 미국의 월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했다. 1994년 뉴욕 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Rudolf Giuliani)는 '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당신 범죄의 온상이었던 지하철 내의 낙서를 모두 지우도록 했다. 처음에 시민들은 강력 범죄 소탕에 힘쓰기보다 낙서나 지우고 있는 뉴욕시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실제로 지워도, 지워도 낙서는 다시 생겨났고 모든 낙서를 지우는 데 수년이 걸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놀랍게도 범죄율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켈링에 의하면 낙서를 지운 지 90일 만에 범죄율이 줄어들기 시작해서 1년 후에는 30~40% 감소하였고 2년 후에는 50% 감고 했으며 3년 후에는 무려 80%가 감소하였다 뉴욕시는 길거리 낙서를 지우는 것뿐 아니라 신호 위반, 쓰레기 투기와 같은 경범죄도 적극적으로 단속했는데, 그 결과 강력 범죄까지 줄어드는 성과를 얻었다. 뉴욕시의 전략인 '무관용의 원칙'은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바탕으로 경범죄도 강력히 단속하고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을 의미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범죄학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 및 조직 관리에도 적용된다.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가 고객 센터를 통해 민원을 제기했을 경우, 직원 한 명의 미숙한 응대가 기업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 고객의 불만이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고 확산하여서 그 내용을 접한 모든 잠재 고객이 불매 운동을 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맥도날드는 어린이 세트에 함께 제공하는 장난감의 재고 부족으로 세트 상품을 정상적으로 공급하지 못했다. 그러자 어린이 세트에 대한 민원이 잇따랐고, 이를 처리하느라 다른 주문까지 밀리게 되었다. 그 결과, 어린이 세트와 상관없는 주문을 한 고객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미숙한 고객 대응, 느린 서비스와 같은 이미지는 맥도날드에 큰 타격을 주었고, 그 이후 급격한 매출 하락을 겪게 되었다. 총체적 위기는 사소한 위기관리의 부재에서 올 수 있기에 깨진 유리창은 바로 수선해야 한다는 것이 '깨진 유리창 이론'이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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