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심리학에서 감정은 어떤 사람의 생각과 행동 방식에 영향을 미칠 생리적 및 심리적 변화를 수반하는 느낌의 상태로 정의된다. 감정이론은 3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1. 신경학적 감정 이론: 뇌의 활동이 감정적 반응을 낳는다는 생각에 근거한 이론을 말한다.
2. 생리학적 감정 이론: 육체의 반응이 감정을 일으킨다는 생각에 근거한 이론을 말한다.
3. 인지적 감정 이론: 사고와 정신적 활동이 감정을 일으킨다는 생각에 근거한 이론을 말한다.
심리학자들이 감정과 관련해 제시한 중요한 이론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9세기의 생리학자인 칼 랑게(Carl Lange)와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가 각각 따로 제안한 제임스-랑게 이론은 감정 이론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감정은 사건에 대한 생리적 반응과 결과라는 것이 이 이론의 골자이다.
제임스-랑게 이론은 다음과 같이 여러 단계로 세분화된다.
사건 -> 각성 -> 해석 -> 감정
만약 어떤 사람이 외적 자극을 목격한다면, 그 결과 생리적 반응이 나타난다. 이 생리적 반응으로부터 어떤 감정의 느낌이 생겨난다. 이때, 감정적 반응으로도 알려진 감정의 느낌은 육체적 반응이 어떤 식으로 해석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보자. 당신이 좁은 오솔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당신 앞에 사자가 나타났다고 가정해 보자. 순간 당신의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하고 몸이 떨리기 시작할 것이다. 제임스-랑게 이론에 따르면, 그때 당신은 이 육체적 반응을 해석하며 당신이 겁에 질려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제임스-랑게 이론은 반박하는 주장이 많다. 이 이론은 현대 과학에 의해 거의 포기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여전히 제임스-랑게 이론을 영향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 이론이 유효한 예들도 여전히 있다. 어떤 사람이 공포증이나 공황장애를 일으킬 때 그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에는 이 이론이 그대로 통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대중 앞에서 구토하는 것과 같은 생리적 반응을 경험한다면, 그것이 불안과 같은 감정적 반응으로 이어지며 두 상황 사이에 어떤 연상이 형성될 수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은 그런 감정을 촉발시킬 수 있는 유형의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1930년대에 제임스-랑게 이론을 반박하기 위해 월터 캐넌(Water Cannon)과 필립 바드(Phillp Bard)가 제안한 캐넌-바드 이론은 생리적 반응과 감정이 동시에 경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뇌 중에서 운동 조절과 깨어 있거나 잠자는 상태, 감각 신호 등을 책임지고 있는 시상이 구체적인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뇌에 메시지를 보낼 때 감정이 일어난다. 이 메시지가 전달된 결과가 바로 생리적 반응이라고 주장한다.
감정이 일어나는 과정에 상세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사건 -> 각성/감정
감각기관에 의해 받아들여진 원래의 감정적 자극이 있다. 이 자극은 이어서 어떤 반응을 지시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대뇌피질로 전달된다. 다음에 대뇌피질이 시상을 자극한다. 달리 말하면, 자극이 지각되고 해석된다는 뜻이다. 그런 다음에 두 가지 반응, 즉 감정적 반응과 육체적 반응이 동시에 일어난다.
앞에서 소개한 예로 돌아가 보자. 당신이 오솔길을 걷고 있는데 사자가 나타난다면, 당신은 공포의 감정과 함께 몸의 떨림과 심장의 두근거림을 동시에 경험할 것이다.
스탠리 샥터(Stanley Scahchter)와 제론 E. 싱어(Jerome E. Singer)가 1962년에 개발한 샥터-싱어 이론은 인지 이론의 한 예이다. '2요인 이론'으로도 알려진 샥터-싱어 이론에 따르면,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 첫 단계의 반응으로 생리적 각성이 가장 먼저 일어난다. 개인은 생리적 각성에 이어서 그런 각성이 일어난 이유를 찾아야 한다. 개인이 그 경험의 특징을 살피고 그것을 어떤 감정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다음의 일이다.
예를 들어 보자. 여자가 늦은 밤에 인적이 드문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순간 그녀의 몸이 떨리기 시작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그녀가 자신의 육체적 반응을 알아차릴 때, 그녀는 자신이 아무도 없는 길을 홀로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다음에 그녀는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믿으며 공포의 감정을 경험할 것이다.
사건 -> 각성 -> 추리 -> 감정
리처드 라자러스(Richard Lazarus)가 1990년대에 개발한 감정 이론은 어떤 감정 혹은 생리적 각성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어떤 생각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적으로, 어떤 감정을 경험하려면 먼저 상황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늦은 밤에 인적이 없는 길을 걷는 여인의 예를 보자. 여자가 발걸음 소리가 뒤에서 들려오는 것을 들었을 때, 그녀에겐 먼저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는 생각부터 떠오를 것이다. 예를 들어, 강도가 뒤를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그녀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몸이 떨리기 시작하고, 공포의 감정이 경험된다.
캐넌-바드 이론처럼, 라자러스의 이론은 감정과 생리적 각성이 동시에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사건 -> 생각 -> 감정/각성
안면 피드백 이론의 기원은 윌리엄 제임스의 연구와 연결되며, 그 후 1962년에 실번 톰킨스(Silvan Tomkins)에 의해 더욱 발전되었다. 이 이론은 감정은 실제로 얼굴 근육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그냥 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미소를 지을 때, 그것은 그 사람이 행복을 경험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 어떤 사람이 얼굴을 찌푸릴 때, 그것은 그 사람이 슬픔을 경험하고 있다는 뜻이다. 얼굴 근육에 나타나는 이런 변화들이 뇌가 감정의 바탕을 찾아내도록 자극하는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다시 밤에 인적이 없는 길을 홀로 걷던 그 여자를 떠올려 보자. 그녀가 뒤에서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를 들을 때,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커질 것이고 이를 악물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 뇌가 얼굴의 근육에 나타난 변화를 공포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다. 그러면 뇌는 그 여자에게 그녀가 공포를 경험한다고 말할 것이다.
사건 -> 얼굴의 변화 -> 감정
1924년에 미네소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던 카니 랜디스(Carney Landis)라는 대학원생은 얼굴 표정과 감정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랜디스가 알고 싶어 한 것은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경험할 때 얼굴 표정이 똑같아지는가 하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혐오감을 느낄 때 다른 사람과 똑같은 표정을 짓게 될까?
랜디스는 이 실험을 위해서 동료 대학원생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실험 대상자들이 실험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랜디스는 그들의 얼굴에 검정색 선을 그었다. 근육의 움직임을 보다 쉽게 추적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다음에 실험 대상자들을 다양한 자극에 노출시켰다. 이 자극들은 랜디스가 격한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세심하게 선택한 것이었다. 실험 대상자가 반응할 때마다, 랜디스는 그들의 얼굴 표정을 사진에 담았다. 랜디스가 실험에 사용한 자극 중에는 대상자들이 암모니아 냄새를 맡거나 포르노 동영상을 보거나 개구리가 가득 담긴 양동이에 손을 집어넣는 것 등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그 실험의 마지막 단계가 대상자들을 가장 불편하게 만들었다.
실험의 마지막 단계에서, 랜디스는 실험 대상자들이 살아 있는 쥐를 한 마리 건네면서 목을 자르라고 했다. 모든 참가자가 그 단계에 혐오감을 강하게 표현했지만, 참가자들의 3분의 2가 실제로 쥐의 목을 잘랐다. 쥐의 목을 자르길 거부한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랜디스가 대신 잘라줬다.
랜디스의 얼굴 표정 실험은 얼굴 표정에 보편성이 있거나 얼굴 표정과 감정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점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 실험은 40년 뒤에 스탠리 밀그램이 동조 연구에서 얻은 결과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랜디스는 얼굴 표정에서 관심을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니 실험 대상자들의 동조가 그의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측면이라는 사실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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